인터뷰 | (사)한국원목생산업협회 서동은 회장 _나무신문
관리자
202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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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않는 한 그루 나무처럼…
인터뷰 | (사)한국원목생산업협회 서동은 회장 <iframe name="ifrad" id="mobonIframe_937134" title="mobonIframe_937134" src="http://www.mediacategory.com/servlet/adBanner?from=http%3A//www.imwood.co.kr/news/articleList.html&location=http%3A//www.imwood.co.kr/news/articleView.html%3Fidxno%3D33610&s=937134&iwh=336_280&igb=102&cntad=1&cntsr=1&usehawk=Y&directHawk=Y" scrolling="no" style="height:280px; width:336px; box-sizing: inherit; border-width: initial; border-style: none;"></iframe> 원목 생산을 놓고 말들이 많다. 산을 자연으로 볼 것인지 자원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그 어느 때보다 가열차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5월로 취임 100여 일을 맞은 한국원목생산업협회 서동은 회장을 대전에서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오랫동안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다가 올해 회장에 취임하고 100여 일이 지났습니다. 소회를 말씀해 주신다면요. =소회랄게 따로 있나요. 늘 하던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게 있다면 여기저기 따라다녀야 하는 행사가 많아졌다는 정도랄까요. 또 사무국장으로 있을 때보다는 확실히 말을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웃음)
벌목업을 둘러싼 환경은 예전과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환경 쪽 사람들의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요. =그 부분도 새로울 것도 없지요. 예전부터 있어왔던 일이에요. 다만 산림청 같은 곳에서 교통정리를 잘 해야 하는데, 최근에는 환경 쪽 사람들의 목소리에 점점 더 밀리는 느낌은 있어요.
현실에 맞지 않은 규제가 완화되기는 커녕 더 강화되고 있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주신다면요. =제가 회장에 취임하면서도 한 얘기인데요, 우선 운재로(작업로) 문제가 있습니다. 벌채 계획을 짤 때 미리 운재로를 계획해서 지도에 노선을 표시하게 돼 있어요. 그런데 이게 우리 원목 생산업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을 범법자로 만들고 있어요. 이를 개선해 달라고 몇 해 전부터 얘기하고 있지만, 쇠귀에 경 읽는 격입니다.
운재로 노선이 어떻게 원목 생산자를 범법자로 만든다는 것인가요. =운재로는 원목을 실어 내오기 위한 작업로를 말합니다. 작업에 들어가기 전, 산에 길을 어떻게 낼지 계획을 세워서 표시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산속의 작업환경은 계획했던 것과 다른 경우가 100%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현장 상황이 변하면 다시 서류를 접수해서 승인을 다시 받아야 해요. 일정범위 안에서의 운재로 노선 변경만이라도 사후 승인으로 바꿔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탁상행정이라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벌목이 끝난 후 운재로를 원상복구해야 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있는데요. 일본 같은 경우에도 작업이 끝난 후에도 존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어차피 벌목 이후 새로운 나무를 심고 가꾸기 위해서는 작업로가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현재 벌목 후 원상복구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이것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나 개선되지 않고 있는 문제예요.
우리나라 원목 가격에는 두 가지 상반되는 입장이 있습니다. 너무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시각과 원가도 안 나온다는 생산자들의 그것입니다. 때문에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한 전방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우선 임도를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기계화와 면세유 지급과 같은 지원이 뒤따라야 합니다. 제재소 같은 데에는 현대화 사업이다 뭐다 해서 갖가지 지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원목 생산자들에게는 아무 것도 없어요. 면세유도 특정 기계를 사용할 때만 적용되는 것이어서 원목생산 전반에는 큰 혜택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도의 유무가 생산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요. =엄청나죠. 임도가 있으면 큰 차가 한 번 들어가서 끝낼 일을 작은 차가 여러 번 들락거려야 하는데, 이로 인한 원가 차이는 못 해도 톤당 2만원 이상이에요. 보드용 원목의 경우 톤당 8만원 안팎을 놓고 싸다 비싸다 생산자와 사용자가 싸우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실로 엄청난 차이가 아닐 수 없어요. 이것 뿐인가요. 임도가 없으면 남의 사유지를 통과해야 하는데, 여기에 통행료를 내야하고, 동네에는 ‘발전기금’을 내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에요. 임도는 정말 시급한 문제에요.
산림청은 국산목재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자급률 높이는 출발점이 원목 생산을 원활하게 하는 것 아닌가요. =맞아요. 그런데 산림청 정책은 거꾸로인 것 같아요.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면서 원목 생산은 점점 더 힘들게 하고 있으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죠.
이유가 뭘까요. =아무래도 환경단체 등 일부 국민들의 원목 생산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당장 욕 안 먹고 보자는 인식이 강한 것 같아요. 국민들이 산 보기를 자기네 집 정원 보듯이 하는 생각을 바꿔야 하는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산림청이 계속 저자세로 나가는 게 문제예요. 산림청이 몸을 낮추면 지자체장들은 벌채 자체를 꺼려하게 되거든요. 산림청이 산불예방을 홍보하는 것처럼 원목 생산의 당위성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숲은 정원이 아니에요.
산불 얘기가 나와서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최근 일각에서는 산불 발생지에 산림청이 경제수종을 중심으로 조림하는 것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가만히 놔두어도 저절로 나무가 자라서 푸르게 된다는 게 그 사람들의 주장입니다. =봄이 되면 마른 논에 물을 대고 모내기하는 농부들에게는 왜 시비를 걸지 않는지 묻고 싶어요. 그 사람들 말대로라면, 모를 심지 않아도 잡초가 자라서 저절로 푸르게 될 텐데요. 그런데 나는 그 사람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들의 인식을 바꿔줘야 할 사람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복되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산림청이 역할을 해야 하고, 학교의 교수님들이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주눅들어서 숨기 바쁜 것처럼 보여서 안타깝습니다.
회장님이 한 말씀 먼저 해주시죠.(웃음) =(정색하고) 원목을 생산하는 것은 숲을 훼손하는 일이 아니라 오리려 자연을 지속 가능하게 지키는 일이라는 걸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목재의 대부분도 그렇게 생각하는 나라에서 생산돼서 수입된 나무들이잖아요.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 원목 생산자들도 자긍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소임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나무신문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출처 : 나무신문(http://www.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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